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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채운(彩韻) 신다회 2010. 12. 12. 00:52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출처 : 여민락(與民樂)
글쓴이 : 채운(彩韻)서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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