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가을 하늘이다'- 윌리엄 해밀턴 쇼 영전에 추모시 (김순진) 낭송: 신다회
☆~ 그는 가을하늘이다 ~☆
(월리엄 해밀턴 쇼 영전에)
-김순진(소설집 《윌리엄 해밀턴 쇼》를 지은 작가)-
대한민국이여 은평이여
자유여 민주주의여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하늘은 맑고 드높다
거리마다 지천으로 꽃피고
새들은 노래하나니 너의 뿌리는 무엇인가
몸을 던져 총성과 포화의 먹구름을 걷어내려 했던 미국 청년
그가 있었기에 오늘의 하늘은 저토록 푸르다
오, 그 이름도 거룩하다 윌리엄 해밀턴 쇼
그는 평양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이미 노르망디 작전에 참전한 여비역 중위
고향에서 전쟁이 났는데 내가 참전하지 않는다면
친구들은 나를 비겁자라 할 것이다 라며
그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다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던 스믈아홉살 청년인 그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6.25한국전쟁에 참전한다
해군의 신분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해 성공을 거두고
함락된 고향 평양을 되찾겠다며 지상군을 자원했던 청년
그가 김포평야를 탈환하고 치열했던 연희동 104고지전투를 거쳐
마침내 녹번리 전투에서 전사했을 때
그의 주머니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세 아이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오, 눈물 난다
피로서 지킨 민주주의의 이름 윌리엄 해밀턴 쇼
우리의 주머니에 평화를 채워준 사람
우리의 목에 나부끼는 자유의 넥타이를 걸어준 사람
우리의 지갑에 평생 쓰고도 남을 통행의 자유 이용권을 넣어준 사람
우리는 그를 우러른다
보라 하늘은 맑고 드높나니
그가 우리에게 피로서 지켜낸 하늘
이 세상이 끝난다 해도 그에 대한 감사는
끝나지 않으리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그가 지켜낸 평화는 끝나지 않으리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윌리엄 해밀턴 쇼가 선물한 저 맑은 은평의 하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