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최석근
누군가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지도 않았는데
성큼 다가와서 눈빛을 마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이 가슴을 스쳐가는 날이 있습니다
왠지 그립다는 생각이 들면
살며시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
세월이 아무리 모질다 하여도
가슴에 새겨진 그리움은 지워 놓지 못하는가 봅니다
둔탁한 각질만이 켜켜이 남아있는 가슴인줄 알았는데
그리움이 쏟아질 때마다
흑백 사진의 기억들은 색을 입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
아직도 푸른 오월은 가슴에서 진한 향내를 내고 있으니...
누군가 그리워지는 날은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 푸른 숲길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