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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미인곡(續美人曲)

채운(彩韻) 신다회 2009. 5. 25. 22:40

속미인곡(續美人曲)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저기 가는 저 각시(부인, 젊은 여자)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몸
(모습)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임께서)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하고 여기시기에(사랑하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얼굴 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생각하니
(헤아려보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 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 내여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그것을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까?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 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
(있을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가?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해와 달은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있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게 커져 있는가
(밝은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 여기 저기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
(잠시 몸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모습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아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하며
정회도 다 못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버렸는가?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르고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
(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