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올레-길의 망개덩쿨
포도같이 열린 청미래덩굴 열매 : 제주올레-길 야생화 지킴이 산방산님의 사진중에서
싱그런 청 망개가
날 올레길로 오라 합니다.
멍석딸기. 꿀풀. 거지덩쿨. 구찌뽕나무.
애기도라지. 등등의 수많은 야생화 꽃들과
나무들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 올레-길의
"바닷가 우체국"에서 남태평양의 파도소릴 들으며...
지나온 세월의 후회같은
그리움을
고생만 시킨 내 아내를 향해
몇 자 적어 띄어 보내고 싶네요.
아내는 나의 엽서를 받아들고
"이젠 안 속는다...!" 하며,
그래도 조금은 감격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35년전 쯤에
나는 이렇게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 세실이여!
나의 마드모아-젤.
그대를 고생은 절대 시키지 않겠소.
남향받이 야산 앞에 초가삼칸 집을 지으면
부뚜막엔 꽃 타일깔고
마당엔 감나무 심고
담장 밑에 국화와 채송화 심어
그대의 깔끔한 손길로 반질반질하게 부뚜막 딱고,
마사흙 뽀얀 집, 앞 마당에 떨어진 감잎 쓸며...
담장 밑 꽃 밭에 물 주는
우리의 보금자릴 선물 하겠 나이다. 중략>
그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한
회한의 마음을 담은사연을
제주 올레-길의 "바닷가 우체국" 에서
아내를 향해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여보. 미안하오.
진정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2009.6.13. 시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