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의 역사
- 유화 -
바람이 세상을 흔들었다.
우리는 그 바람에 맞서
일어나고자 했다.
모든 공간을 흔드는 것은
일진 광풍이었다.
우리는 거기서 살아야 하고
이겨 내야하는 존재였다.
그렇게 겨울을 보냈더니
꽃잎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누구는 행복의 꽃
누구는 희망의 꽃
누구는 진리의 꽃
누구는 영원의 꽃
누구는 믿음의 꽃
누구는 진실의 꽃
누구는 사랑의 꽃
그러나 거짓으로 핀 꽃 하나가
꽃이 저게 꽃이 아니라고
풀에 자란 꽃을 꺽는 것이 아니라
풀의 역사와 본질을 밟고
꺽으려 한다.
본질을 모르니
행태와 형상만 보라고
망각과 착각에 빠트려
이 모든 공간에서
우리가 함께 고난을 견디며
지키며 이루고 살아온
들풀이라는 걸 잊게 하려 한다.
그 거짓된 꽃 하나 둘이
사랑을 흐린다.
이 땅에서
이 나라에서 1%만 화려한
거짓 꽃망울을 틔운 자들이
민족성을 변질시키려 한다.
고유성을 바꾸려 한다.
나라가 망하는 줄 모르고
번식을 도모한다.
순수한 코스모스를
또는 금잔디를
외래종들이 진짜 인양
우물안 황소개구리가
흙탕물과 소음으로
온 나라의 내와 강을 흐리듯이
우리는 그냥
다 같이 일진광풍을 견디며
살아낸 이 땅의 들풀이었다.
한 공간에 아픈 역사를
같이 헤치고 견뎌온
풀잎은 결코 변절하지 않는다.
너는 번외의
1% 꽃이 되고 싶었을 뿐.
거짓 배움으로
거짓 말장난을 일삼고 있을 뿐.
한때는 그게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변절자의 성향이라면
외래종의 피 였다.
결코 풀잎은 어디에서
흔들릴지라도 스러지지 않고
같이 하여 우뚝 일어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