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예찬~~~🌸
- 한용운 -
매화를 반가이 만나려거든,
그대여, 눈 쌓인 강촌(江村)으로 오게
저렇게 얼음 같은 뼈대이거니,
전생(前生)에는 백옥(白玉)의 넋이었던가.
낮에 보면 낮대로 기이한 모습,
밤이라 그 마음이야 어두워지랴.
긴 바람 피리 타고 멀리 번지고
따스한 날 선방(禪房)으로 스미는 향기!
매화로 하여 봄인데도 시구에는 냉기 어리고,
따스한 술잔 들며 긴긴밤 새우는 것.
하얀 꽃잎 언제나 달빛을 띠고,
붉은 그것 아침 햇살 바라보는 듯
그윽한 선비 있어 사랑하노니,
날씨가 차갑다 문을 닫으랴.
강남의 어지러운 다소의 일은 아예,
매화에겐 말하지 말라.
세상에 지기(知己)가 어디 흔한가.
매화를 상대하여 이 밤 취하리.
#작가들의특별한모임
#3월첫만남모담에서신다회시인
#桃李不言下自成蹊(도리불언하자성혜)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자두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꽃과 열매로 인해) 그 밑으로 길이 저절로 생긴다
“덕이 있으면 말하지 않아도 그 아래로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인다”는 뜻으로 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