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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시 동인회 도자기시화전:북까페(비밀의 정원)

채운(彩韻) 신다회 2023. 10. 7. 21:38

🕊~~~학鶴~~~🕊
                               - 서정주 -

​천년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학이 날은다

​천년을 보던 눈이
천년을 파닥거리던 날개가
또 한 번 천애天涯에 맞부딪노나

​산덩어리 같아야 할 분노가
초목도 울려야 할 설움이
저리도 조용히 흐르는구나

​보라, 옥빛, 꼭두서니,
보라, 옥빛, 꼭두서니,
누이의 수틀을 보듯
세상을 보자

​누이의 어깨너머
누이의 수틀 속의 꽃밭을 보듯
세상을 보자

​울음은 해일
아니면 크나큰 제사와 같이

​춤이야 어느 땐들 골라 못 추랴
멍멍히 잦은 목을 제 죽지에 묻을 바에야
춤이야 어느 술참 땐들 골라 못 추랴

​긴 머리 잦은 머리 일렁이는 구름 속을
저, 울음으로도 춤으로도 참음으로도 다하지 못한 것이
어루만지듯 어루만지듯

저승 곁을 날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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