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나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
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뿐인데
나는 어디로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
성취다.
하나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천 상 병 님의
비오는날 밤
외로운 밤
해운대 밤 바다에서
바다를 찾은 즐거움에 뛰었을까
둘이둘이
그 사람과
그 님의 발자욱 같기도하다
무거운 카메라에
우산을 힘겹게 쓰고온
나의 발자욱도 거기있네.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천 상 병 님의
**바람에도 길이있다**
피리를 가졌으면 한다
달은 가지 않고
달빛은 교교히 바람만 더불고-
벌레소리도 죽은 이 밤
내
마음의 슬픈 가락에 울리어오는
아! 피리는 어느 곳에 있는가
옛날에는
달 보신다고 다락에선 커다란 잔치
피리 부는 약관이
피리를 불면
고운 궁녀들 춤을 추었던
나도 그 피리를 가졌으면 한다
볼 수가 없다면은
만져라도 보고 싶은
이
밤
그 피리는 어느 곳에 있는가
천상병님의
**피리**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 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 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을
나는 어이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로요.
천 상 병 님의
**비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