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말
신다회
하늘, 땅
온 대지에
햇살 가득 빛나는 언어들
하늘은 사랑을 주고
땅은 사랑을 먹는다
그들은 갖가지 모습으로 표현 한다
아주 뜨거운 열정으로
때론 시원한 바람으로
그리움의 눈물인 비로
만날 수 없는 아픔을 토해내는 결정 채 하얀 눈으로
땅은 하늘의 마음을 헤아린 듯
싱그러운 초록 옷으로
화려한 꽃과 향기로
자신을 불태우며 빨간 단풍으로
덧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며 마른 나뭇가지가 되어 서있기도 한다.
하늘과 땅의 소리 없는 말은
이별이 없는 사랑의 무선전화기이며
보석보다 빛나는 몸짓으로 잉태한다.
하늘공원
하나, 둘, 셋,,,,,,
바람 따라
그리움으로 물든 단풍 벗 삼아
가슴에 풍선을 달고 사푼 사푼 걷고 있다
욕심이라는 보따리 내려놓고
욕망덩어리 던져버리고
세상모진 풍파 모두 날려버리고
가슴에 사랑만 하나 간직한 채
파란하늘 지상의 낙원을 향해 모두 걸어간다
너도 나도......
하얀 미소 머금고 한줄 기차 되어
그러다 문득,
하늘하늘 애절한 몸짓으로 부르는 억새를 본다.
"못 다한 이야기 마저 하자고
바람이 차가워 안아 달라고
외롭다며 사랑하자고 "
그들은
가까이 다가와 ‘찰깍’ 소리를 남기더니
모두 뒤돌아간다
내려놓았던 무거운 짐 다시 들고서
그리움만 남기고
낙엽을 밟으며 터덜터덜......
가을 사랑
옷깃을 스치며
살며시 찾아온 가을 사랑
온 몸 감싸며 얼룩으로 지친 마음을 노~크 한다
어느새 마음속에는
핏빛으로 불타오르고
황금벌판 무대 위에 훨~훨 춤을 추는 고추잠자리
하늘빛이 너무 고아 가을사랑 나누며 가을 속으로 들어간다
들에 핀 연보라빛 구절초
고독을 입은 채 나비 올 날 기다리며
그리움 머금고 부르르 이슬방울 흘리다
그리워서, 보고파서, 저린 가슴 부여잡고 훨~ 훨 하늘로 날아간다.
떨어진 낙엽 구절초 등에 업고
땅속 세상 자리 잡은 나비 알 찾아
그 위에 살포시 누워
땅속에서 못 다한 가을 사랑 나누라고
이불 되어 봄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