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벽에 기대다 ♤~♤~♤
- 이창수 -
삶속의 하루가 일렁거리는 바다는
거친 바람사이를 지나 저 언덕을 넘어
마른 햇살에 부서져 내려앉아
밤이 되어야 돛을 내리네
하루를 붙잡고 기대어서면
내안의 내가 내속에 갇혀 나는 없고
내 마음은 강물위에 떠다니는 가랑잎처럼
어디론가 비바람에 실려 가고 없는 한 섬이라네
그 섬은 물살에 흔들리어
바람결에 이곳저곳 떠돌다
몽상에서 깨면 부표처럼 나타났다가
내 가슴에 머물고 있네
잎새는 바람을 만들고
구름은 부조(浮彫)를 새기고
우리가 걸었던 수많은 길들을
시간 속 여행을 하면서
다발의 빛을 보기도 하고 경계도 없는 어둠을
뚫고 세상을 덧없이 헤매었네
한 더미 속에 묻혀버린 존재의 나상을 흔들어줄
바람도 없이,
나는 끝없는 그 길을 헤아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