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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벽에 기대다 -이창수-

채운(彩韻) 신다회 2015. 8. 3. 12:38

♤~♤~♤ 바람벽에 기대다 ♤~♤~♤

- 이창수 -

 

삶속의 하루가 일렁거리는 바다는

거친 바람사이를 지나 저 언덕을 넘어

마른 햇살에 부서져 내려앉아

밤이 되어야 돛을 내리네

 

하루를 붙잡고 기대어서면

내안의 내가 내속에 갇혀 나는 없고

내 마음은 강물위에 떠다니는 가랑잎처럼

어디론가 비바람에 실려 가고 없는 한 섬이라네

 

그 섬은 물살에 흔들리어

바람결에 이곳저곳 떠돌다

몽상에서 깨면 부표처럼 나타났다가

내 가슴에 머물고 있네

 

잎새는 바람을 만들고

구름은 부조(浮彫)를 새기고

우리가 걸었던 수많은 길들을

시간 속 여행을 하면서

다발의 빛을 보기도 하고 경계도 없는 어둠을

뚫고 세상을 덧없이 헤매었네

 

한 더미 속에 묻혀버린 존재의 나상을 흔들어줄

바람도 없이,

나는 끝없는 그 길을 헤아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