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무와 애벌레- 신다회시인

채운(彩韻) 신다회 2009. 8. 22. 04:19

 나무와 애벌레

                                                                                - 신다회 -

 

 

여린 네그루 나무가 똑같이 자랐습니다

그러나  다른 꿈을 꾸며 다른 옷을 입었습니다

내마음속에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애벌레는 네그루 모두 올라갑니다

 

찔레향기 찾아 거침없이 기어가다 가시에 찔리고 낭떨어지에 '뚝'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향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맹세도 해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또다시 라일락 향기를 마시고 취하여 쓰디쓴 잎파리를 먹고 '욱욱~' 토하다가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기었습니다.

이번에는 모란꽃대에 올라 달콤한 키스를 하고는 꽃잎 그네를 타고 낮잠을 자며 행복해합니다

이럴땐 또다시 이곳에 오리라 다짐하고 미소를 지어봅니다

그러고 사과나무 기둥에 몸을 바싹 붙이고 올라가 사과를 배부르게 먹으며 흐르는 땀을 식키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살금살금~ 조심조심~ 아슬아슬~'

많은 친구들의 죽음을 보며 못보는 척 하고 노래하며 올라가고는 긴 한숨을 몰아쉬고는 깊은 잠에 푹 파져듭니다

 

지금은 꿈에서 깨어날 시간 호랑나비가 태어났습니다

'훨~훨~ ' 다시 네그루의 꽃을 찾아 내 마음속 허공으로 날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