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사모곡(思母曲)/ 고려가요

채운(彩韻) 신다회 2009. 9. 19. 05:44

사모곡(思母曲)

 

[원문]


호매도 날히언마라난          

낟가티 들 리도 업스니이다.   

아바님도 어이어신마라난       

위 덩더둥셩                   

어마님가티 괴시리 업세라.     

아소 님하.                    

어마님가티 괴시리 업세라     


[현대어 풀이]


호미도 날이지마는

낫과 같이 잘 들 까닭이 없습니다.

낫과 같이 잘 들 까닭이 없습니다.

아버님도 부모님이시지만

위 덩더듕셩

어머님과 같이 사랑하실 분이 없도다.

아, 임(세인)이시여

어머님과 같이 사랑하실 분이 없도다.

    

[시어 풀이]

 

*호매도 : 호미도

*날히언마라난 : 날[刀]이건마는

*낟가티 : 낫같이

*들 리도 : 들을 리도. 들 까닭도

*어이어신마라난 : 어버이시건마는

*위 덩더둥셩 : 감탄사. 여음

*괴시리 : 사랑하실 분이

*업세라 : 없어라. 없도다

*아소 : 아(감탄사)

*님하 : 님이시여


[시구 풀이]


*호매도 날이언마라난 낟가티 들 리도 업스니이다 : '날'은 '호매'와 '낟'이 다 같이

갖추고 있는 요소로서 이 둘을 포괄하는 존재. 어버이의 비유.

호매.낟→'호매'는 아버지, '낟'은 어머니의 비유. 둘 다 날이 있지만 호매가 낟같이 들

리가 없다는 것. 어머니에 대한 예찬과 함께 아버지의 대한 원망이 깔려 있다. (절단을 의미

하는 호미나 낫이 사랑과 연결되어 부모의 애정을 비교한 것은 다소 기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은유의 보조관념으로 농경 생활과 밀접한 호미와 낫이 사용된 점에서 지은이의 신

분이 짐작되고 이 노래의 배경이 농경사회이고 보면 오히려 자연스럽고 소박한 것으로 이해

된다.)

 

[작품개괄]


- 연대 : 고려 때

- 작자 : 미상

- 갈래 : 고려가요

- 형식 : 6구체 비련시(非聯詩) 민요적 형식, 단련체(單聯體)

- 내용 : 어머니 사랑이 아버지 사랑보다 높다는 것을 호미와 낫에 비유하여 노래함.

- 어조 : 어머니를 그리는 애절한 목소리

- 표현 : 직유법, 비교법

- 주제 :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

         사모(思母)의 정

- 출전 :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 구성 : * 기(起) : 호미와 낫의 비교 - 어머니의 사랑 예찬

         * 서(敍) :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 비교

         * 결(結) : 어머니의 사랑 예찬

- 특징 : * 비련시(非聯詩), 낙구(落句)에 감탄사(향가의 영향)

         * 향가 <목주가(木州歌)>의 후신

         * <시용향악보>에 속칭 ‘엇노리’란 제목이 보임

         * <악장가사>에는 반치음(半齒音)이 쓰이지 않고, <시용향악보>에는 반치음이 쓰이었다.

         * 여음구를 제외하면 시조의 3장 6구 형식과 비슷하다.


[작품 해제]

  

이 노래에 호미와 낫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작자는 농민 계층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아버지의

사랑을 '호미의 무딤'에, 어머니의 사랑을 '낫의 날카로움'에 비유한 것은 참으로 참신하고

뛰어난 착상이라 할 수 있다. 형식적 특징으로는 대부분의 고려 속요가 지니고 있는 3음보 율격의

반복 어구와 대구의 사용, 여음(위 덩더둥셩) 사용이 있으나, 고려 가요의 일반적 형태와는 달

 비연체(非聯體)로 되어 있으며, 여음 구를 제외하면 시조의 3장 6구의 형식과 흡사하고, '아소

 님하'와 감탄적 어구는 향가의 낙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한 것으로 '위 덩더둥셩'(여흥구)을 빼면 5행의 단연(單聯)이다. [시용

악보]에는 속칭 '엇노래'라 하여 약간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

작자, 연대 미상이나 <고려사> 삼국속악 신라조 목주木州에 실려 있는 설화에 그 유래를 주장하는

설도 있다


[배경 설화]


목주 땅에 한 여인이 있었다. 아버지와 계모를 잘 봉양하여 효녀로 이름이 났으나, 아버지가 계모

의 말만 듣고 딸을 심히 구박하였다. 그럴수록 부모를 정성껏 봉양하였으나 결국 부모로부터 쫓겨

나고 말았다. 부모를 하직하고 나선 그녀는 산 속의 석굴에서 사는 한 노파를 만나 사정 이야기

하였더니, 그 노파가 불쌍하게 여겨 함께 있기를 허락하였다.

그 후 그녀는 그 노파를 부모 섬기듯 극진히 모셨다. 노파는 그녀를 며느리로 삼았다. 부부가 화목

하게 지내며 또한 알뜰하게 살아 큰 재물을 모았다. 부모가 가난하게 산다는 소식을 듣은 그녀는

기 집에 부모를 모시고 지성으로 봉양하였으나, 그 부모는 끝끝내 즐겨하지 아니하므로 효녀는 이

노래를 지어 한탄하였다고 한다.

이 설화는 고려사에 수록되어 있는데, 지방의 부녀자들이 이 노래를 구전하여 불러 왔다고 전한다.

사모곡은 이 목주가의 후대 형태가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출처 : 행복가족연사모
글쓴이 : 思岡 안숙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