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래꽃 ~~🌼 - 나종영 - 내 몸 부서져 네가 올 수 있다면 내 빈 몸 산천에 부서져 봄날 어느 돌무덤에 쓰러져 짓이겨진 너의 사랑 찾을 수 있다면 나는 모진 바람에 흩어지는 한 떨기 갈래꽃이라도 좋아 밤 깊어 끝 모를 어둠 별빛의 어린 흰 꽃 그림자 밟고 네가 올 수 있다면 나는 어둠 저쪽 끝 새벽별 골짜기 퍼덕이는 작은 새라도 좋아 붕어 떼 속살 드러내며 물 차오르는 임진강가 출렁이는 동해바다 굽어보는 산맥 너머 너머까지 피비릿내 쇠붙이, 소름 돋는 철조망 칭칭 감으며 두동강이 찢겨진 가슴 오, 죽어버린 불가슴 이제 더는 헤어짐이 없이 두 번 다시 갈라섬이 없이 가난한 우리, 한 몸으로 만날 수 있다면 뿌리도 떡잎도 한 몸이던 우리가 전라도 땅 어디 함경도 땅 어디 나팔꽃 환한 비무장 웃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