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

채운(彩韻) 신다회 2009. 9. 19. 05:43

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 



[원문]


 

[현대어 풀이]


무릎을 꿇으며

두 손을 모아

천수관음 앞에

비옵니다

천 개의 손, 천 개의 눈을

하나를 내놓고 하나를 덜어서

둘이 다 없는 나이니,

하나만 그윽이 고쳐 주시옵소서.



[시어 풀이]


*무르플 고조며 : 무릎을 꿇으며

*둘 바당 : 두 손바닥

*모호누아 : 모아

*전(전) 아 : 앞에

*비 두누오다 : 비옴을 두노이다.

*스  : 그윽이, 남몰래


[시구 풀이]


「도천수대비가」의 내용은 크게 세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 1행에서 제4행까지는 중생이 보살의 명호를 외며 소망을 원하면 언제 어디에서나 바로 나타나 救苦救難하는 대비원력을 갖

춘 천수관음에게 경건한 자세로 의지하여 기구의 말씀을 사뢰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는 시적 화자의 기도의 목적이

아직 내비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제문(祭文)에 있어서 도입부와 같은 구실을 하는 대목이다. 시적 화자의 희구 내용을 숨겨둠

으로써 천수관음이 시적 화자를 향해 귀를 기울이게 하는 수법이다. 절박한 소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천수

관음 앞에 빌어 사뢰옵나이다.’라 함으로써 다짐 깊으신 천수관음으로 하여금 시적 화자에 대하여 연민의 정을 갖게 하는 것이

다.

  

* 5행에서 제8행까지는 4행에서 아직 말하지 않았던 기원의 목적을 천수천안을 두루 갖춘 보살에게 제시하면서 현재 시적 화

자의 불행한 처지를 자비심 깊은 보살이 위신력으로  고쳐 주십사 하고 간청하는 대목이다. 천안을 가진 천수대비의 구족성과

눈 하나도 없는 시적 화자의 불구성을 문맥 속에 깔면서, ‘하나를 놓고 하나를 덜 수 있는’ 자비심과 위신력을 지닌 천수관음에

게 시적 화자는 두 눈 없는 비극적 상황에 처해 있는 자기 처지를 알리고 광명을 볼 수 있는 최소한의 눈 하나라도 내리어 달라

고 매달리며 간청하는 것이다. 천안을 갖춘 대비의 상호에서 대비심을 발휘하여 하나쯤이야 슬쩍 덜어 시적 화자에게 내려줌으

로써 시적 화자에게 반만의 광명이라도 찾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애절한 바람을 강하게 진술하고 있다.


* 9행에서 제10행까지는 시적 화자의 간절한 소망이 성취될 수만 있다면 중생을 위해 놓고 쓰는 천수대비의 자비는 ‘위대한 것’

이라 말하는 마무리 대목이다. 제9행에서 ‘아야(阿邪也)’하는 감탄사를 써서 비극적 정서를 더욱 고양시키고 난 뒤 천수대비께

서 천의 눈 가운데 하나를 놓고 하나를 덜어 눈 먼 시적화자에게 하나쯤이라도 슬그머니 끼쳐주어 광명을 볼 수 있게만 해주신

다면 천수대비야말로 자비심과 위신력이 큰 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찬하고 있다.


[작품 개괄]


- 작자 : 희명(希明 ?-?) 신라 경덕왕 때의 여자. 경주 한기리(漢岐里) 사람

- 연대 : 신라 경덕왕(742~765) 

- 갈래 : 향가

- 형식 : 10구체

- 성격 : 불교적, 주술적, 기구적

- 제재 : 관음 보살의 자비스러움.

- 주제 : 눈 낫기를 간절히 기원함.(아들의 눈을 뜨게 하고자 하는 어머니의 기원.)

- 의의 : ① 명령이나 강제적 요소에 의존하는 기존의 주술가와는 달리 종교적 신심(信心)          

            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서정시의 경지를 보임

            ② 당시의 관음 신앙이 민간에 깊이 스며들었음을 알게 해줌.

- 기타명칭 : <도천수대비가>, <천수대비가>, <도천수관음가>, <맹안득안가>, <천수천안관음가>, <득안가>, <관음가> 

- 출전 : 삼국유사


[작품해제]


도천수대비가, 도천수관음가, 천수대비가, 맹아득안가, 천수천안관음, 득안가, 관음가 등으로 불리는 향가 작품으로『삼국유

사』권 제3 탑상 제4 분황사천수대비 맹아득안조에 10분절로 실려 있다.

이 노래와 연관된 설화 `분황사천수대비 맹아득안`이 『삼국유사』의 감통집에 수록되어 있지 않고 탑상집에 수록되어 있는 점

과 `월명사 도솔가`나 `융천사 혜성가 진평왕대`와 같이 조명(조명)에 노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으로 보아 `분황사천수

대비 맹아득안`조는 분황사의 천수대비상과 그에 기원하여 맹아가 득안 하였다는 분황사 천수대비상의 영험을 중시한 기록임

을 알 수 있다.

이 노래에 대한 연구는 소창진평(소창진평-おくら 싱헤이-오쿠라 신헤이)이 1920년대에 어석적 연구를, 김동욱이 1950년대에

문학적 연구를 한 이래 꾸준히 연구되어 왔으나, 몇 문제에 한해서는 아직까지도 합치의 매듭을 짓지 못하고 상이한 시각만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도천수대비가」는「찬기파랑가」‧「제망매가」와는 달리 비유니 상징이니 하는 문학적 기교와는

인연이 먼 평범한 말들이 모여서 한 편의 노래를 형성하고 있다. ‘무릎’ ‘두 손’ ‘하나를 내놓으시고 하나를 덜으시어’ ‘나리어 주

시옵더이다’ 등 모두가 생활 속의 평범한 언어들로 나열되어 있다. 또 불교에 관계되는 언어라 하여도 고작 ‘千手觀音前’ ‘千手

千眼’ ‘慈悲’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가장 기초적인 어휘만이 최소한도로 사용되고 있고, 또 그러한 어휘들도 비유나 상징

의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음은 시 전체의 문맥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이는 희명이라는 범상한 아낙네의 절박한 심경이 오

직 소망 성취라는 목적 달성 일변도로 내달린 그 순수한 직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이 노래는 순수 그대로의 ‘갈망과

호소의 소리’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5세 아이가 부른 이 노래에 복잡한 표현 기교가 없는 것은 어린아이가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하고 어린아이다운 순수한 소원을 가식 없이 표현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배경 설화]


「도천수대비가」와 관련된 산문전승과 일연의 찬시를 전개하면 다음과 같다.

芬皇寺千手大悲 盲兒得眼 (분황사천수대비 맹아득안)

景德王代 漢岐里女希明之兒 生五稔而忽盲 一日其母抱兒 詣芬皇寺左殿北壁畵千手大悲前 令兒作歌禱之 遂得明 其詞曰 ..(가사

생략)

(경덕왕대한기리여희명지아생오임이홀맹일일기모포아예분황사좌전북벽화천수대비전영아작가도지수득명기사왈)

경덕왕 때 (경주)한기리(漢岐里)에 사는 여인, 희명의 아이가 난 지 다섯 살 만에 갑자기 눈이 멀었다. 하루는 그 어머니가 아들

을 안고 분황사 좌전 북벽에 걸려 있는 천수대비 앞에 나아가서 아이더러 노래를 지어서 빌라고 하였더니 그만 눈이 떠졌다


[문학사적 의의]


신라인들에게 소원 성취를 위한 노래로 사랑을 받았고, 후세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관음보살을 외우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믿

는 기복의 노래가 모티브가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평범한 여인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별다른 문학적 기교 없이도 절실하게 드

러내어 읽는 이에게 순수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출처 : 행복가족연사모
글쓴이 : 思岡 안숙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