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해장국~~💌 - 신달자 - 한 사내가 근질근질한 등을 숙이고 걸어갑니다 새벽까지 마신 소주가 아직 온 몸에 절망을 풍기는 저 사내 욕을 퍼마시고 세상의 원망을 퍼마시고 마누라와 자식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퍼 마시다가 누구를 향해 화를 내는지 두리번 거리다 다시 한 잔 드디어 자신의 꿈도 씹지도 못한 채 꿀꺽 넘겨버린 저 사내 으슥으슥 얼음이 박힌 바람이 몰아치는 청진동 길을 쿨럭쿨럭 기침을 하며 걸어가다가 바람처럼 '선지 해장국' 집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야릇한 미소를 문지르며 진한 희망 냄새 나는 뜨거운 해장국 한 그릇을 받아 드는데 소의 피, 선지 한 숟가락을 물컹하게 입 안으로 우거지 한 숟가락을 들판같이 벌린 입 안으로 속풀이 해장국을 한 번에 후루룩 꿀꺽 마셔버리는데 그 사내 얼굴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