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17

하얀 세상을 밟으며:신다회시인

☃️~~~겨울 초대장~~~ ☃️ - 신달자 - 당신을 초대한다. 아름다운 눈을 가진 당신. 그 빛나는 눈으로 인생을 사랑하는 당신을 초대한다. 보잘 것 없는 것을 아끼고 자신의 일에 땀 흘리는, 열심히 쉬지 않는 당신의 선량한 자각을 초대한다. 행복한 당신을 초대한다. 가진 것이 부족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없어도 응분의 대우로 자신의 삶을 신뢰하는 행복한 당신을 기꺼이 초대한다. 눈물짓는 당신, 어둡게 가라앉아 우수에 찬 그대 또한 나는 초대한다. 몇 번이고 절망하고 몇 번이고 사람 때문에 피흘린 당신을 감히 나는 초대한다. 당신을 초대한다. 겨울 아침에. 오늘은 눈이 내릴지 모른다. 이런 겨울 아침에 나는 물을 끓인다. 당신을 위해서. #한겨레역사연구원원당사무실에서 #삼계탕닭죽복분자주송년따뜻한시간

카테고리 없음 2022.12.24

#아주작은 박물간 (신평.도연)동두천에서 축시낭송 신다회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었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었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카테고리 없음 2022.12.17

12월의 독백(오광수):신다회 시인 낭송

💌~~12월의 독백~~💌 - 오광수 -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시애틀에서온친구와스위스그랜드에서오찬 #기쁨수산에서지인들과만찬 #1년후다시건강하게웃으며만나자!

카테고리 없음 2022.12.16